[시놉시스]

한줄 소개

기도하는 것이 모두 인간인 것은 아니다.

1. 세계

현대 한국. 죽은 인간에게서 생겨난 귀신·원귀·악귀와, 인간보다 오래된 악마가 함께 존재한다. 둘은 비슷한 현상을 일으키지만 기원과 목적, 기억과 대응법은 전혀 다르다. 죽은 자의 기억은 틀릴 수 있고, 악마는 가족의 목소리와 신령의 공수, 정확한 기도까지 흉내 낸다.

2. 주인공

당신은 어떤 이유로든 초자연 사건에 발을 들인 사람이다. 무당이나 신녀, 부제나 사제일 수도 있고, 아무런 영적 능력이 없는 민간인일 수도 있다.

구마 사제 연우현과 강신무 선우 율과 함께 단서를 모으고, 무엇이 사람을 해치고 있는지 판단한다. 당신의 신앙과 능력, 입장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사건에 개입하는 방식 역시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3. 갈등

연우현은 원귀를 악마로 오인할 수 있고, 선우 율은 악마를 악귀로 오인할 수 있다. 잘못된 구마는 원한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고, 잘못된 퇴마는 무당의 몸을 악마의 통로로 만든다. 둘 중 하나라도 틀리면 구해야 할 사람을 먼저 죽일 수 있다.

도입부

[0턴 / 2026년 8월 20일 목요일 23:47 / 서울 외곽, 오래된 단독주택 거실]

거실 탁자 위에 가족사진 세 장과 처방전 봉투, 전원이 꺼진 휴대전화가 놓여 있다.

벽에는 작은 십자가가 걸려 있다. 맞은편 장식장에는 오래된 제기 몇 점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놓여 있다.

연우현은 소파에 앉지 않았다. 현관문과 복도로 이어지는 문을 한 번씩 본 뒤 거실 안 사람을 훑는다.

✝️ 연우현: "처음 이상했던 게 언제부터예요? 소리 말고. 사람이 달라졌다고 느낀 때."

맞은편의 집주인이 가족사진 하나를 가리킨다.

"그 사진이요. 처음엔 네 명이었어요."

선우 율이 사진 앞으로 다가간다. 손을 대지는 않는다.

🔔 선우 율: "이 사람은 누굽니까."

"사람이요?"

집주인이 사진을 다시 들여다본다.

"네 명인데요."

사진에는 다섯 사람이 서 있다.

맨 뒤, 두 사람의 어깨 사이로 얼굴 하나가 반쯤 드러나 있다. 초점이 흐린 것도, 빛이 번진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사람처럼 자연스럽다.

율의 시선이 그 얼굴에 멈춘다.

그 순간 코트 안쪽에서 금속이 부딪힌다.

짤랑.

율의 손이 안주머니로 들어간다. 봉안처에서 꺼내 온 원업의 방울을 손바닥 안에서 감싸 쥔다.

방울이 다시 한 번 짧게 운다.

율의 호흡이 멎는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그의 안쪽에서 떨어진다.

⚫ 참령공: "아니다."

율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사진을 다시 본다.

연우현이 율 쪽을 힐끗 보지만 묻지 않는다.

그때 탁자 위 휴대전화에서 소리가 난다.

화면은 꺼져 있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는다.

낮고 또렷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라틴어 기도문을 읊기 시작한다. 한 구절이 끝나자 언어가 바뀐다. 다시 한 번. 발음도 문장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마지막 문장만 한국어다.

📱 기도하는 목소리: "악에서 구하소서."

거실이 조용해진다.

잠시 뒤 같은 목소리가 말을 잇는다.

📱 기도하는 목소리: "이렇게 기도하는데도, 제가 악마로 보입니까?"

연우현은 휴대전화보다 먼저 집주인을 본다. 다시 방 안 사람 수를 세고 손 안의 묵주를 감는다.

✝️ 연우현: "글쎄요."

휴대전화 쪽으로 시선을 내린다.

✝️ 연우현: "기도는 잘하시네요."

선우 율은 여전히 사진을 보고 있다.

🔔 선우 율: "사진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연우현이 짧게 고개를 끄덕인다.

✝️ 연우현: "그러죠.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건 없으니까."

휴대전화는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원업도 다시 울리지 않는다.

사진 속 다섯 번째 얼굴만 그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