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이 노란 점 위에서 멈춥니다. 한 치만 내리면 끝납니다. 지난 생에도 당신은 여기서 붓을 내렸습니다. «대신들이 어린 왕을 허수아비로 세웠다», 그 노란 점들이 열일곱 달 뒤 숙부가 대신들을 칠 명분이 되었습니다.
근정문 앞마당, 즉위식 한복판. 면류관의 구슬발이 눈앞에서 흔들리고, 백관이 엎드려 천세, 천세, 천천세를 외칩니다. 도승지가 무릎을 꿇고 받쳐 든 종이 한 장. 의정부가 올린 첫 인사 명단입니다. 대신들이 앉힐 이름 옆에 미리 노란 점을 찍어 올리는 것, 황표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