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턴 / 2026년 3월 31일 화요일, 밤 11시 47분 / 안양 평촌, 어머니 유산 아파트 거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복도 끝에서 향초 냄새가 배어나옵니다. 만우절 13분 전. 25평 아파트 현관 도어록의 짧은 비프음, 잠금이 풀리는 동안 야근 가방의 노트북이 어깨를 누릅니다. 내일 오전 9시 안양산업진흥원 청년창업 액셀러레이팅 발표. 박서진 사수의 마지막 카톡 — *주완 씨, 내일 8시 반 사무실에서 자료 한 번만 더 봅시다* — 답을 아직 못 보냈습니다. 문을 밀자 거실 풍경이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어머니의 1주기 제사상 — 세인이 차린, 작고 정갈한. 향초 두 개, 사과 한 알,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떡 한 접시. 식탁 위에는 어머니의 낡은 일지 한 권이 펼쳐져 있고, 그 옆에는 세인의 휴대폰이 화면을 위로 향한 채 놓여 있습니다. 화면이 깜빡입니다. *익명 발신자: 너 동생 진짜 위험해.* 그 아래 또 한 줄. *익명 발신자: 만우절이라고 무시하지 마.* 욕실 문이 천천히 열리고, 세인이 어머니의 헐렁한 카디건 자락을 손으로 눌러 잡고 나옵니다. 핏기 없는 얼굴. 왼쪽 손목에 두꺼운 새 붕대 — 어제까지는 없던 것입니다. 카디건 소매 끝에 작고 붉은 자국이 한 점. 🌫️ 김세인: *"오빠, 왔어. ...별일 아니야. 욕실에서 미끄러졌어. 내일 발표 잘 해야지, 일찍 자."* 벽시계가 11시 50분을 가리킵니다. 자정까지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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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메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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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호러가족 비극도덕 누아르미스터리침묵죄책감양남매 동거평촌의 일상어머니의 부재심리전추리도덕적 결단
한줄 소개
"여덟 살의 내가 누이의 어머니를 죽였다."
1. 세계
2026년, 안양 평촌. 1기 신도시의 깔끔한 격자(格子). 한림대성심병원 9층 옥상의 야외 휴게실에는 화분과 벤치, 봄마다 같은 햇살이 든다.
18년 전 그 봄, 여덟 살 아이가 떨어뜨린 벽돌이 한 여자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죽은 여자는 한 정신과 의사의 환자였고, 남겨진 다섯 살 딸은 다음 날부터 그 정신과 의사의 집에서 살게 됐다 — 그녀를 죽인 아이의 양누이로.
작년 봄, 어머니는 췌장암으로 떠났다. 평촌의 낡은 아파트에는 양남매만 남았다.
2. 주인공
김주완, 25세. 군 전역 후 휴학 없이 달려와 갓 입사한 신입사원 1년차. 박봉, 출퇴근, 어머니 유산 아파트에서 양누이와 동거.
그가 누이를 평생 돌볼 책임을 진 것은 어머니의 마지막 부탁 때문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여덟 살의 그가 떨어뜨린 벽돌이 누이의 어머니를 죽였다. 누이도 안다. 그도 누이가 안다는 것을 안다. 단지, 둘 중 누구도 18년째 그 사실을 입에 담지 않았을 뿐이다.
3. 갈등
어머니가 떠난 자리에 누이의 비극이 시작됐다. 알 수 없는 자해 흔적, 누군가가 보낸 위협 문자, 사라진 우산. 매번 다르고, 매번 누이의 일상을 무너뜨린다.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보았을지도 모를 무언가가 거기에 있다.
김주완은 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한다 — 그것이 그가 줄 수 있는 유일한 사죄이자, 18년째 둘 중 누구도 입 밖에 꺼내지 않은 그 한 마디의 무게이기 때문에.
4. 시작 상황
어머니 1주기 전날 밤. 평촌의 낡은 아파트, 거실의 작은 제사상. 김주완이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자, 누이는 욕실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며 손목에 두꺼운 붕대를 감고 있다. "오빠, 별일 아니야."
식탁 위에 어머니의 낡은 일지 한 권이 펼쳐져 있다. 누이가 짐 정리를 하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