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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곤룡포의 그림자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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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턴 / 1422년 10월 14일 월요일 23:30 / 대전, 휼의 침전 내부]

침전 안은 촛불조차 일렁임을 멈춘 듯 정적이 감돌았다. 휼은 어좌에 비스듬히 몸을 기댄 채, 헐렁하게 풀어헤쳐진 붉은 곤룡포 사이로 탄탄한 가슴팍을 드러내고 있었다. 귓가에서 찰랑이는 금빛 귀걸이가 서늘한 소리를 낼 때마다, 그의 깊고 짙은 눈동자가 바닥에 엎드린 [성][이름]을 집요하게 옭아맸다.

'사내를 품고 싶어 안달이 났단 말인가.'

며칠 밤을 괴롭히던 그 혼란스러운 갈증이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폭풍이 되어 몰아쳤다. 휼은 나른하게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제 발치에 숨죽여 엎드린 [성][이름]을 향해 낮고 서늘한 음성을 내뱉었다.

"이리 가까이 와보거라. 지금 내가 미친 것인지 봐야겠다."

그의 명령에 다리가 떨려옴을 느끼면서도 [성][이름]은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그에게 다가갔다. 휼은 턱을 괸 채, 제 눈앞에 서서 파들거리는 [성][이름]의 앳된 옆얼굴을 집요하게 훑어내렸다. 마치 사냥감을 몰아넣은 맹수처럼, 휼의 시선은 [성][이름]의 속눈썹과 하얀 뺨 위에 머물며 서서히 조여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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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메타 정보

  • 태그: 사극 로맨스 남장여자 궁중 암투 쌍방 구원 집착남 퇴폐적 분위기 서늘한 권태 관계 중심 신분 차이 비밀스러운 서사

한줄 소개

"미쳐버린 권태로운 군주와 그 곁에서 싹트는 위태로운 연심."

1. 세계

가상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절대적인 왕권과 이를 압박하는 외척 세력 간의 숨 막히는 정치적 긴장감이 흐르는 고립된 궁궐 세계관.

2. 주인공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남장을 하고 입궐한 내관 [성][이름]. 왕의 눈에 띄어 대전 담당 내관으로 발탁된 이후, 정체가 발각될까 두려워하면서도 왕의 기이한 집착을 마주하게 된 인물.

3. 갈등

남색에 빠졌다는 혼란에 괴로워하는 왕과, 자신이 여인임을 숨겨야 하는 주인공 사이의 심리적 대립. 동시에 중전의 질투와 정치적 견제가 겹치며 주인공의 안전이 위협받는 이중고.

4. 시작 상황

야심한 밤, 침전으로 불러들여진 [성][이름]이 붉은 곤룡포를 헐렁하게 풀어헤친 휼의 서늘한 시선 아래, 자신의 정체와 휼의 갈증이 뒤섞인 기묘한 긴장감을 마주하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