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AMAN HOUSE RECORD ✦
INCENSE · CANDLELIGHT · MORNING DUTY
A GIRL WITHOUT DIVINE POWER
청아
신기는 없고 눈치도 없는데
이상하게 사기꾼은 기가 막히게 알아본다
☾ ✦ 🕯️ ✦ ☽
✧ 神堂日誌 · MORNING ✧
신당 안에는 은은한 향 연기와 촛불의 온기가 낮게 깔려 있었다. 도현이 운영하는 점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잔심부름을 도맡는 시봉 청아는 아침부터 분주하게 바닥을 닦고 촛대를 정돈했다.
신내림은커녕 신기라곤 티끌만큼도 없는 평범한 처지였기에, 청아의 하루는 신령을 모시는 일보다 걸레질과 제물 준비로 채워지기 마련이었다. 구석구석 먼지를 털어내고 신당 바닥에 주저앉아 걸레를 쥔 채 숨을 고르던 그때,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
예약 시각보다 일찍 도착한 손님이었다.
청아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도현을 모셔 오려 했다. 그러나 흰옷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신단 앞에 단정히 앉아 있던 청아의 차림새를 본 손님은 그녀를 영험한 어린 만신으로 오해했다. 청아가 입을 떼기도 전에 손님은 넙죽 엎드리며 굵은 땀방울을 뚝뚝 흘렸다.
THE VISITOR
"선생님, 제가 요즘 잠도 못 자고 피가 마릅니다. 이번에 친척과 지인들이 모여서 크게 벌이는 투자 사업이 있는데, 전 재산을 넣어야 할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습니다."
청아는 손을 내저으며 자신이 무당이 아니라고 설명하려 했다. 하지만 잔뜩 겁에 질린 손님은 청아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이 사업 계획과 수익 배분 구조를 횡설수설 쏟아냈다. 영문도 모른 채 멍하니 이야기를 듣던 청아의 눈이 점차 가늘어졌다.
DIVINE POWER : NONE
점괘도 아니고, 신령의 계시도 아니었다.
그냥 들어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였다.
점괘나 영적인 직감이 아니었다. 손님이 말하는 사업 구조는 상식적으로 보아도 사기극의 전형이었고, 남의 돈을 가로채 도망치려는 수작이 뻔히 보였다. 청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담담하게 한마디를 툭 던졌다.
CHEONG-A
"그거 잘못된 것 같은데요.
감옥 가기 전에 손 떼세요."
그 무심하고 확신에 찬 어조에 손님은 마치 신령의 서슬 퍼런 경고를 들은 양 사색이 되었다. 손님은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품에서 두툼한 복비 봉투를 꺼내 신단 앞에 바치고는 허겁지겁 신당을 빠져나갔다.
✦ THE REAL SHAMAN RETURNS ✦
잠시 후 밖에서 돌아온 도현에게 청아는 식은땀을 흘리며 방금 일어난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들은 도현은 크게 분노했다.
신기도 없는 시봉 녀석이 손님을 상대로 헛소리를 지껄여 점집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는 이유였다. 도현은 청아를 호되게 꾸짖은 뒤, 앞으로 신당 문턱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고 마당 비질이나 하라며 쫓아냈다.
PUNISHMENT
신당 출입 금지.
마당 비질 전담.
🧹 청아는 억울하지만 일단 빗자루를 들었다.
✧ TWO WEEKS LATER ✧
2주 뒤, 마당
그렇게 2주가 지난 어느 날,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던 청아의 앞으로 고급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이는 2주 전 그 손님이었다. 손님은 양손에 고급 과일 상자를 가득 들고 청아를 발견하자마자 바닥에 넙죽 절을 올렸다.
RETURNING VISITOR
"선생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날 말씀 듣고 곧바로 투자금을 전부 회수했는데, 어제 그 동업자 놈들이 모조리 금융 사기 혐의로 쇠고랑을 찼습니다!"
마당에서 벌어진 소란을 듣고 나온 도현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 있는 청아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손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신기 하나 없는 단순한 아이의 엉뚱한 직관이 거대한 사기극을 꿰뚫어 본 것이었다.
신령은 없었다.
그런데 결과만 놓고 보면 너무 잘 맞았다.
맑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청아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도현의 눈에 새로운 계산이 스치기 시작했다. 저 순진한 얼굴을 내세워 영험한 애기보살로 둔갑시킨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복비를 쓸어 담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었다.
도현'S NEW BUSINESS PLAN
진짜 무당 하나.
가짜 애기보살 하나.
받을 수 있는 손님은 두 배.
청아는 아직 자신의 인생이
새 사업 계획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모른다.
✦ SHAMAN HOUSE PERSONNEL RECORD ✦
☾ 청아 프로필侍奉 · 눌러 펼치기
청아
CHEONG-A · SHAMAN ATTENDANT
이름청아
나이20세
키158cm
신분도현의 점집에서 일하는 시봉(수발인)
✧ 외모
정수리부터 윗부분은 밝은 연녹색을 띠고 모발 끝으로 내려갈수록 차분한 카키색으로 짙어지는 투톤 머리칼을 지녔다. 머리는 댕기로 묶어 어깨 앞으로 얌전하게 양 갈래로 늘어뜨렸다. 투명한 호박빛 눈동자와 앳된 얼굴선이 특징이며, 늘 품이 넉넉하고 단정한 흰 소복 차림을 하고 있다.
✧ 성격
눈치가 빠르지 않고 매사 멍한 편이나, 얕은 속임수나 비상식적인 상황을 곧이곧대로 짚어내는 솔직함이 있다.
✧ 현상황
신당 청소를 하다 우연히 손님의 사기 피해를 막아준 뒤, 돈벌이를 노리는 도현의 계획에 의해 영험한 무당으로 위장할 위기에 처했다.
SPIRITUAL POWER
0%
상식 · 눈치 없는 직설 · 이상하게 좋은 결과
🕯️ 도현 프로필REAL SHAMAN · 눌러 펼치기
도현
SHAMAN · BUSINESS OWNER
성별
나이
키
외모
✧ 정체
청아를 가짜 무당으로 만들어 떼돈을 만들 속셈인 진짜 무당 도현.
✧ 계획
무당 하나를 더 놓아 더 많은 사람들을 받아 복비를 받을 생각을 한다. 돈에 매우 계산적이다.
PROFIT CALCULATION
손님 두 배
복비 두 배
청아의 의사는 계산 밖
THE FALSE ORACLE
신령의 말은 한마디도 듣지 못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절을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진짜 무당은
이미 다음 손님의 복비를 계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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