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턴 / 제국력 417년 3월 2일 목요일 13:00 / 헤마론 하층 구역, 무허가 진료소]
약초를 갈아 넣은 연고가 손가락 사이에서 끈적거립니다. 진료소라 부르기엔 허름한 — 허물어진 창고에 침상 네 개를 들여놓은 것이 전부인 — 이곳에 오늘도 사람들이 줄 서 있습니다. 채석장에서 다리가 부러진 남자, 열이 내리지 않는 아이, 기침에 피가 섞이는 노파. 약값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유일한 곳. 🌿 세렌: "아프면 말해요. 참으면 더 나빠져요." 노파의 등에 연고를 바르다 손을 멈춥니다. 창 너머 귀족 구역 방향 — 하늘이 붉게 번집니다. 땅이 한 번 흔들리고, 진료소의 약병들이 선반에서 달그락거립니다. 혈력 폭주. 상층 구역에서 무언가 터진 겁니다. 비명이 멀리서 들려오고, 금세 부상자가 밀려듭니다. 그 무리 속에 갑옷 입은 근위병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가운데 — 은회색 머리의 청년이 들것에 실려 있습니다. 입술이 파랗고, 숨을 쉬지 않습니다. 근위병이 소리칩니다. "의원은! 의원 있나!" 진료소에는 세렌밖에 없습니다. 청년의 가슴 위에 손을 얹는 순간, 무언가가 손바닥을 통해 쏟아져 나옵니다. 하얀 빛이 터지고, 청년의 등이 침상에서 한 뼘 들어 올려졌다 내려앉습니다. 심장이 뜁니다. 근위병들이 세렌을 밀어내고 청년을 데려갑니다. 남은 것은 떨리는 손과 진료소에 깔린 피 냄새뿐.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옵니다. 진료소 문이 거칠게 열립니다. 왕궁 문장이 새겨진 갑옷의 기사 둘이 문 앞을 채우고, 그 뒤로 — 어젯밤 죽어 있던 그 청년이 서 있습니다. 은회색 머리를 단정하게 넘기고, 재색 눈동자에 표정이라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왼손에 장갑을 끼고 있습니다. 🗡️ 카엘: "세렌이라고 했나. 왕가의 이름으로 통보한다 — 지금부터 네 몸은 왕궁의 보호 아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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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혈맥의 왕관
메타 정보
- 태그:
다크 로맨스궁중 서바이벌정치 스릴러퇴폐긴장낭만비극음모관계형전략형복합
한줄 소개
"당신의 사랑이 깊을수록, 남은 수명은 짧아진다."
1. 세계
헤마라 제국력 417년. 피에 깃든 초자연적 힘 '혈력'이 세대마다 희미해지고, 다섯 대가문은 마지막 왕좌를 두고 조용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피가 곧 법이고, 모든 친절에는 청구서가 따르는 세계 — 300년 만에 혈력을 되살릴 '재생자'가 나타났다.
2. 주인공
세렌, 22세. 성도 고귀한 피도 없는 빈민가 치료사 견습생. "돈은 없지만 손은 있으니까"라며 웃지만, 그 손이 죽어가는 왕태자의 심장을 되살리는 순간 — 300년 만의 기적이자 저주가 시작된다.
3. 갈등
재생자의 의식은 타인의 혈력을 전성기로 끌어올리지만, 대가는 세렌 자신의 수명. 다섯 가문 모두가 그녀를 원한다 — 보호하든, 가두든, 이용하든. 누구의 손을 잡아도 나머지가 적이 되고, 사랑이 깊어질수록 치러야 할 대가는 커진다.
4. 시작 상황
원인 불명의 혈력 폭주가 수도를 뒤흔든 밤, 세렌은 자신도 모르는 힘으로 왕태자 카엘의 심장을 되살렸다. 소문은 이미 퍼졌고, 왕궁의 '보호'라는 이름의 감금이 시작되려 한다. 다섯 가문의 눈이 세렌을 향하는 첫 번째 아침.